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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 비벤덤을 그리는 나르시스트, 김세동

비벤덤을 그리는 나르시스트

SAM BY PEN
Se Dong KIM

‘이르다’는 오용되기
쉬운 표현이다. ‘성공’이라는
단어와 결합하면
더욱 그렇다.
‘이른 성공’이란 사실,
시간이 아닌 준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5세의 나이에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오른 일러스트레이터 김세동에게 '이른 성공'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다. 미쉐린 타이어의 캐릭터 '비벤덤'을 독창적으로 해석한 일러스트로 인기몰이 중인 그의 외모는 해방촌과 경리단에서 마주칠 법한 힙한 20대의 모습 그 자체다. 게다가 경쾌한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로 그려낸 과감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은 그를 '영 아티스트'로 뭉뚱그려 설명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속단은 이르다. '김세동의 비벤덤'은 초등학생 시절 뚱뚱했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일종의 자화상으로, 10년 넘게 성장해온 캐릭터다. 지난 8월, 나르시스트의 숙명을 짊어진 예술가의 선결과제를 착실하게 풀어가고 있는 이 젊은 작가를 만나, 그의 작품관을 들어보았다.

01. Young & Success
어떤 일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않아 큰 성공을 거둔다는 것은 그 행운의 크기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다. 그 행운아가 사회적 기준에서 젊은 편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김세동은 정확히 그 사례에 해당되는 인물이다. 불과 만 25세의 나이에 이태원에서 열린 첫 개인전 작품 완판을 포함한 두 번의 성공적인 개인전, Scope Miami, LA Art Show, 아트 부산 등 다양한 아트 페어 참가 이력이 이 젊은 작가를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누군가에겐 지나친 행운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면 이 젊은 작가는 지금의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투자한 시간만큼 결과가 좋았던 것은 분명 행운입니다. 하지만 저는 늘 제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내 주위의 환경들, 내가 늘 고민해온 것들 자체를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공감을 샀던 것 같아요."
02. Bibendum
장르를 불문하고 예술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다. 음악, 문학, 미술 어떤 형태로든 그 자신의 세계관과 신념이 곧 작품이 되는 것이다. 김세동의 또 다른 자아는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로 유명한 '비벤덤(Bibendum)'다. 초등학교 때 뚱뚱한 편이었다는 작가가 어린시절 마주친 후 줄곧 자신과 동일시하며 연대감을 느껴온 캐릭터다. 펜을 든 후 이를 조금씩 변형하여 자신의 고유 캐릭터로 재해석하여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하면서 애착을 갖고 있던 비벤덤을 다양한 스타일로 재해석했어요. 저 자신과 동일시하면서 그 형태를 통해 제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거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시각적으로 완성짓는 매개체로 사용한 거죠." 그의 말처럼 비벤더는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의 고민과 시선을 캔버스에 재치있게 담고 있다. 때론 좌절하고, 때론 다치고, 때론 유쾌하다. 고민하고 표현하고, 다시 해석하는 작가 자신처럼 말이다.
03. Easy Look
김세동은 감각적이다. 작품 속 일러스트만큼 그 자신의 스타일도 그렇다. 190cm의 큰 키에 마른 몸을 한 이 젊은 예술가는 애쓰지않은 자연스러운 차림으로 고유의 스타일을 정립했다. 촬영 중에도 오직 블랙 컬러의 박시한 핏만을 입기로 한 그는 트렌디한 것보다 '나와 맞는 패션'에 관한 뚜렷한 소신을 고집했다. "타인에게 내가 어떻게 비춰질까라는 고민보다 편안하게 느껴지는 옷차림을 선호해요.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 그런 스타일이요. " 페인트를 많이 쓰다보니 검은 의상을 선호한다던가, 평소 줄 자나 펜을 찾는 상황이 많아 주머니가 많은 옷을 즐겨입는 등 지극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아이템을 선정한다. 슈즈도 그렇다. "70년대 척 테일러 시리즈의 컨버스를 좋아해요. 평소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데다가 편안하거든요. 그 '편안함'에는 기능적인 의미도 있지만, 억지스럽지 않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04. FAKE ART
FAKE ART. 김세동이 전 작업에 걸쳐서 꾸준히 드러내고 있는 작품관과 테마다. 그는 비벤덤처럼 자신이 충분히 알고 있는 익숙한 것들을 재가공을 통해 그 만의 작업물로 재탄생 시킨다. 이 익숙한 것들을 가공해서 재탄생 시키는 낯선 이미지를 통해 미묘한 이질감을 표출하는 순간이 작가가 말하는 FAKE ART 다.'진짜' 와 '가짜'를 나누는 기준은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크게 달라요.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도 극명하게 나뉠 수 있겠죠." 햇수로 길지 않은 경력을 가진 작가가 작품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데는 작업 방식도 한 몫을 했다. 그는 철저한 개인작업을 고집한다. 이유인즉슨, 자신과 다른 낯선 것에 대해 직관적으로 판단을 내리게 하는 현 시대의 패러다임 밖에 서 있고 싶기 때문이다. 조작되지 않은, 오롯이 주관적인 날 것의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선택한 일종의 '거리두기'이다.
05. 동유럽과 뉴욕에서 유학했다고 들었다
중학교 3학년때 서울에서 폴란드 바르샤바의 국제학교로 전학을 갔다. 학교 생활보다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동유럽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였다. 그곳에서의 청소년기는 나름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재미있는 성장과정의 일부였다. 뉴욕의 Parsons 디자인학과로 진학한 것은 당시 패션디자인에 대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학에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결국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을 찾게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와 개인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06.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우선 컴퓨터 이미지작업을 먼저한다. 가상으로 이미지가 완성되었을 때의 느낌을 본 다음, 원화 작업을 시작한다. 나무를 기계로 잘라서 선을 만들고 캔버스나 나무판 등의 재료에 붓으로 채색을 하고 붙이는 방식으로 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방식으로 작업하다보니 기술 발달 과정의 반대 (테크놀로지 스케치 - 기계로 틀 제작 - 원화 수작업 완성) 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07. 어떤 과정을 통해 영감을 찾나
나는 자연환경보다 미디어, 캐릭터, 브랜드와 친숙한 세대다. 그런 것들과 교류하며 자라왔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현시대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을 투영하려고 한다. 기존에 존재해 온 어떤 물건이나 캐릭터, 로고 등을 내 방식으로 해석해서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다.
08. 작가로 인정받으면서 가장
설렜던 순간은?
첫 개인전 완판. 작가로서 발돋움하는 순간을 만들어줬다. 그 이후 모든 전시가 감동적이었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Scope Miami 였다. 아트 바젤 마이애미 기간에 열리는 아트페어에 참가한 것이었는데, 일단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에게 내 작품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된 순간이었다.

CREDIT.
EDITOR  |  남미영 PHOTOGRAPHER  |  조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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